책소개

한 잔의 술에는 인류의 긴 역사가 담겨 있다. 포도와 벌꿀, 곡식과 효모가 빚어낸 한 모금의 술은 언제나 사람들의 삶과 문명, 그리고 문화의 향기 속에 존재해왔다.

이 책은 술의 기원에서부터 양조와 증류의 발명, 와인·위스키·브랜디·리큐어의 탄생, 그리고 산업혁명 이후의 ‘술의 세계화’까지를 한 편의 인문학적 이야기처럼 들려준다.

한 잔의 술을 매개로 인간이 어떻게 문화를 만들고, 전통을 이어왔는지를 따뜻하고도 지적인 시선으로 탐색한다.

읽다 보면 술이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인류 문명의 또 하나의 얼굴임을 깨닫게 된다.

마음에 드는 문구들

먼저 무수히 많은 전 세계의 술을 정리해보면,

① 효모가 당분을 알코올로 발효시킨 ‘양조주’,

② 양조주를 증류시켜 알코올 순도를 높인 ‘증류주’,

③ 증류주 등에 허브, 향신료 등을 섞은 리큐어 ‘혼성주’, 이 세 가지로 나뉜다.

세계사는 ① 장기간에 걸친 수렵과 채집 시기,

② 농업의 시작과 도시 출현 시기,

③ 유라시아 여러 문화 간 교류 시기(714세기),

④ 대항해 시대,

⑤ 지구 양 끝의 교류 시기(1516세기),

⑥ 산업혁명 이후의 시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문화의 변모 과정도 그대로 겹쳐진다.

간단히 스케치해보면 이시기에는 포도, 야자, 꿀 등 자연계에 존재하는, 당분이 있는 소재를 발효시켜 양조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농업이 시작되면서 포도 품종을 다양화한 일부 지역에서는 대형 양조장이 등장해 술이 대량생산되었다.

이에 따라 술에 연속 종류가 출현하여 대량 생산이 시작되고, 상품으로서 대규모 생산이 가능해진다.

20세기 이후에는 여러 종류의 효모 주스, 과일 등을 조합한 칵테일 시장이 성장하면서 종류가 다양해진다.

이른바 술 문화의 세계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인도의 고대 문헌에는 보리를 만드는 ‘코코라’라는 술도 등장한다.

일설에는 이슬람교도가 이 단어에 아라비아어의 정관사(al)를 붙여 ‘알코올(Al-kohol)’이라는 말을 만들어 유럽으로 전파했다고 한다.

마르코폴로의 여행도 완전히 아라비아어에서 왔지만, 콜(kohl)이란 말은 본래를 뜻하며 증류할 때 발생하는 정제를 가리킨다는 설이 유력하다.

고대부터 중세 초기까지 게르만 사회에서는 벌꿀을 발효시킨 맥주처럼 술을 즐기며 마셨다.

그리고 결혼한 후에는 1개월 동안 외부 출입을 금하고 신랑과 신부가 신행에 꿀을 마시게 하여 아이를 갖는 풍습이 있었는데,

여기서 허니문이란 말이 생겼다고 한다.

지중해 연안 각지의 포도 재배 기술은 페니키아인이 전해주었다고 한다.

와인 양조법은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에 있는 코카서스 지방에서 시작되어 주변 지역으로 전파되었다.

7,400년 전 이란 자그로스(Zagros) 산맥에 자라한 야생 포도,

필드, 티베 유적에서 홍로된 항아리 파편에서 와인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이후 와인은 기원전 6000년에서 기원전 4000년 사이에 메소포타미아와 고대 이집트로 전해졌다.

메소포타미아의 유적에 와인은 와인을 ’게슈틴(Geshtin)’이라고 불렀고, 신의 피라고 생각했다.

이집트의 나크트 분묘 벽화에는 포도 따기부터 와인 만들기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는데,

이를 통해 4,000여 년 전에 이미 와인 제작이 보급되어 있었음을 이해할 수 있다.

황금 마스크로 유명한 투탕카멘 왕(재위 기원전 1361~기원전 1352)의 부장품 항아리에서도 와인이 검출되었다고 한다.

플라톤은 “18세 이전에는 절대 와인을 마셔서는 안 된다.

서로 살까지는 적당히 마셔도 되지만 순수정을 하나의 과음해서는 안 된다.

합리되었다면 들뜨지 않은 소란한 피워도 좋다.

와인이야말로 그들이 짊어지고 있는 인생의 무거운 짐을 가볍게 하고, 고운을 마음을 자유하게 점검을 되찾아주며 절망적인 생각을 잊어버리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라고 술에 대한 깊은 생각을 보였다.

현재 무게를 화물로 측정하는 중량 단위인 톤(‘ton’)은 와인 한 통의 무게에서 기원한다고 한다.

보르도 지방에서부터 영국으로 대량의 와인이 운반되면서, 배에 몇 개의 와인을 싣을 수 있는지를 재는 능력을 표시했다고 한다.

술은 양조주와 증류주, 혼성주(Liqueur)의 세 종류로 구분된다.

양조주를 기억하라, 증류하여 알코올 농도를 높인 술이 증류주이다.

증류주는 포도로 만드는 브랜디(Brandy), 사과로 만드는 칼바도스(Calvados), 벚꽃으로 만든 키르슈바서(Kirschwasser),

곡물로 만든 위스키(Whisky), 진(Gin), 보드카(Vodka), 고구마로 만드는 아쿠아비트(Aquavit),

소주와 사탕수수로 만드는 럼(Rum), 용설란으로 만드는 데킬라(Tequila) 등 종류가 많다.

이슬람 세계의 증류기는 본래 연금술로 금이나 은을 인공적으로 만들기 위한 도구였다.

첩, 남 등의 비금속류, 곧 같은 귀금속으로 변하지 못한 것을 얻고자 했던 연금술사들의 반복된 실험이 뛰어난 증류기를 개발해낸 것이다.

연금술(알케미(Alchemy), 아라비아어의 al-kimia에서 유래), 알코올(아라비아어의 al-koh에서 유래),

증류기(알렘빅(Alembic), 아라비아어 al-anbiq에서 유래),

금단약(엘릭시르(elixir), 아라비아어의 al-iksir에서 유래) 등의 단어가 모두 아라비아어에서 유래되었다는 사실은

이슬람 세계에서 연금술이 발달한 사실을 생생히 보여준다.

보드카는 일반적으로 광천수 또는 토마토 주스를 넣어 마신다.

유럽에서 종류를 이용한 새로운 종류의 주종, 종류주가 탄생한 계기는 14세기 중반에 전 유럽인을 죽음의 공포로 떨게 한 페스트(흑사병) 유행이었다.

와인을 증류한 브랜드는 ’오드비 드 뱅(Eau de vie de Vin)’이라고 부른다.

당시 사람들은 증류주의 알코올 도수가 높아 불을 붙이면 불꽃이 이는 모습을 보고, 술 속에 있는 불의 정기가 신체에 활력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독한 증류주를 ’스피릿(Spirit, 영혼)’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가령 ’위스키(Whisky)’의 어원은 맨토로 생명수를 의미하는 ’에스케보(Usquebaugh)’이고,

이 말이 나중에 위스키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북유럽의 증류주 ’아쿠아비트(Aquavit)’도 라틴어 ’아크 비타(Aqua vitae, 생명의 수)’에서 유래했다.

맥혈을 떼지면서도 증류주라는 새로운 음주 문화를 널리 보급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도원에서는 생명수에 약초를 넣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비약을 활발하게 만들었는데 이미약의 활동이 많은 리큐어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아이리시위스키는 스카치위스키와 같은 연기 냄새가 나지 않고 깔끔한 맛이 난다.

또한 아이리시위스키는 알렘빅을 개량한 단식 증류기로 세 번이나 반복해서 증류하기 때문에 가볍고 부드럽다는 특색도 있다.

반면 스카치위스키의 증류 횟수는 두 번이다.

아일랜드의 ‘에스케보’는 스코틀랜드로 전해져 ’우쉬베하(Uisge baugha)’라고 불렸고,

여기서 다시 ‘에스키(Uisge)’, ’위스키(Jisky)’로 짧아졌다.

이것이 현재의 호칭 위스키에 이르게 된 것이다.

미국 본토에서는 스카치위스키를 ‘whisky’, 아이리시위스키를 ‘Whiskey’로 써서 구분하고 있다.

미국은 아일랜드계 이민자가 많기 때문에 아이리시위스키의 최대 소비국이기도 하다.

몰트(발아한 곡물)

1707년에 스코틀랜드가 잉글랜드에 병합되자, 당시 잉글랜드에 부과했던 고액의 맥아세가 스코틀랜드에도 부과되었다.

이에 불만이 스코틀랜드 농민 매겨진 세금이 일거에 15배나 뛰어올랐다.

스코틀랜드의 양조업자는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밀조주(密造酒)를 만들기 시작했다.

제조된 위스키는 징세관의 눈을 피하기 위해 셰리주 등을 담던 남은 나무 술통에 숨겼다.

그런데 한 모금 마셔 보자 호박색의 이 속성된 위스키에서 셰리주의 향과 나무 향이 베어 매우 향기롭다.

징세관의 눈을 피하기 위해 흰 손톱에 숨어서 밀조했던 위스키가 오늘날 최고급품으로 발전했던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위스키를 ’산의 이슬(mountain dew, 산이슬)’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유래도 찾을 수 있다.

개성이 다른 위스키를 다른 양조소의 위스키와 혼합하지 않고 종류수 내부에서 상품화한 술이 ’싱글 몰트 위스키(Single malt whisky)’이다.

리큐어의 시초는 고대 그리스의 의학자 히포크라테스(기원전 460?~기원전 377?)에서 찾을 수 있는데,

그는 약초를 와인에 녹여 마셨고 한다.

삼국교 일정을 거치는 중류기가 유럽으로 전해졌고, 수도승들은 인근 들판에서 딴 허브를 알코올에 녹여 발효장성의 비약이라 불리던 엘릭서에 진액이 도착했다.

리큐어는 속성도 깊은 관련이 있어, 스페인 출신의 연금술사 아르날두스 드 빌라노바(1240?~1311?) 등이 다양한 시도를 했다고 한다.

중국은 고량 등을 발효시킨 ’황주(黃酒)’와 이를 증류시킨 ’백주(白酒)’로 크게 구분된다.

마데이라 와인은 호박색 또는 적갈색을 띤 와인의 색이 10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현재도 셰리주, 포트 와인(Port wine)에 버금가는 3대 주정 강화 와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풀케 제조법을 전승하고, 스페인 사람이 들어온 이후로 증류주 도수 45도의 술이 데킬라이다.

데킬라는 멕시코와 유럽 두 곳의 술 문화를 융합한 하이브리드 술이다.

데킬라는 마게이 줄기를 증기 가마에 넣어 가열시켜 즙을 추출하고, 이를 발효시킨 증류주에서 만든다.

권투를 하다 상대에게 강타당해 비틀거리는 모습을 ‘그로기(Groggy)’ 상태라고 하는데,

럼주를 과음한 상태에서 나온 말이다.

저렴한 술을 판매하는 싸구려 술집을 ’그로그 숍(grogshop)’이라고 하는 것도 같은 어원에서 왔다.

넬슨의 유해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럼주 술통에 담겨 옮겨졌는데,

귀국한 후에 술통을 열어보니 술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고 한다.

향해 도중 부하들이 존경의 의미를 담아 술을 마셔버린 것이다.

그때부터 영국 해군에 배급되는 럼을 ‘넬슨 블러드(Nelson’s blood, 넬슨의 피)’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18세기가 되자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카리브 해역에서 생산하는 설탕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설탕이 대중화되었고

‘설탕 혁명’, 아라바이아든과 서인도 제도 중곳을 향해 설탕을 넣어 마시는 새로운 식탁 문화가 유럽에 정착하면서 이른바 ‘식탁 혁명’이 일어났다.

유럽인의 식탁 위에서 세계가 연결된 것이다.

상품을 배를 부패 없이 장거리 수송하여 확보한 네덜란드 상인의 고민은 깊어만 갔다.

여러 방법을 시도한 끝에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왔다.

열을 가해 와인 속 수분을 줄이는 것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브랜드(Brandy)는 오늘날 고급술로서의 이미지가 강해진,

처음에는 와인을 장기 보존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저렴한 술에 지나지 않았다.

값이 비교적 저렴해 최초의 브랜드는 동양의 소주와 비슷한 위치였다.

오늘날의 브랜드는 신맛이 강한 포도를 원료로 백포도주를 만들어 발효, 증류시킨 후,

5년에서 10년 혹은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오크통에서 숙성시켜 만든다.

브랜드의 어원은 네덜란드어 ’브란데베인(brandewijn)’인데, ‘불태운 와인’이라는 의미이다.

증류할 때 불을 가하던 것에서 유래했을 것이다.

코냑(Cognac)은 샴페인처럼 생산지의 이름이 그대로 보통명사가 된 술이다.

브랜드의 맞장 향에 포로가 된 영국인은 그 이름을 ’브랜드 와인(brand wine)’으로 바꾸어 부르다가,

한 번 더 줄여서 ’브랜디(brandy)’라고 부르며 고급 와인술로의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실비우스는 자신의 고안한 술에 ’주니에브르(Genievre)’라는 이름을 붙여 레이던 약국에 전매권을 주었다.

1649년, 네덜란드 레이던 대학의 의학자 프란시스쿠스 실비우스(특칭 닥터 실비우스, 1614~1672)가

이뇨 작용을 하는 ’주니퍼 베리(Juniper berry, 노간주나무 열매)’를 쉽게 섭취할 수 있도록 알코올에 담가 증류한 것이다.

이 술은 이뇨, 소화, 해열에 효과가 좋았고, 사탕수수 재배 때문에 카리브 해역으로 이주하는 네덜란드인들을 위한 약용주로 판매되었다.

진이라는 이름은 ‘주니에브르’를 스위스의 도시 제네바(Geneva)로 착각한 영국인들이 철자를 줄여 영어식으로 ’진(Gin)’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한다.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19세기 초반, 연속식 증류기가 출현하였다.

보리, 옥수수 등의 곡물을 대량으로 발효, 증류시켜 순도 높은 술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물을 섞어 주니퍼 베리, 고수풀, 시즈, 시나몬 등을 혼합한 값 저렴한 진이 양산되었다.

이 진은 증류액에 의한 불순물을 제거한 후에 별로 맛을 가미하지 않아 단순한 술이었으나,

깔끔한 향이 좋아 환영받았다.

이와 관련 런던 진(London gin), 드라이 진(Dry gin), 브리티시 진(British gin) 등으로 불리며 네덜란드식 무거운 맛을 지닌 진을 말아주었다.

버번(Bourbon)이라는 브랜드명은 지명에서 온 것인데,

그 유래는 말할 것도 없이 미국 독립전쟁을 지원했던 프랑스의 부르봉(Bourbon) 왕가이다.

이 술이 탄생한 무렵은 독립전쟁 때 식민지를 지원한 부르봉 왕가가 큰 인기를 끌고 있었고,

프랑스왕의 지명률에 훌륭히 붙은 것이 유행이었다.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발명하고, 보잘 것 없이 밝은 기간과 발 사이에 생기게 되면서

술집의 급격한 증가와 어울리며 이후에는 제2의 알코올 혁명이 시작된다.

석탄 대신 전기를 사용하여 증류하는 기술이 등장하고,

술 생산량이 급격히 증가하였다.

당시 서부의 음식점에서는 나무 술통에 넣은 위스키를 글라스에 담아 판매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후의 주인의 눈을 속여 마당너머 술통에서 술을 꺼내 마시는 경우가 종종 일어났기 때문에,

일자는 튼튼한 가로 봉(bar, bar)을 설치하여 건너편에 있는 손님이 술통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다.

경계가 된 봉은 이후 가로 판으로 바뀌어 대면서 술집으로 변했다.

이것이 ’바(bar, 술집)’이다.

1960년대가 되자, 글렌피더(Glenfiddich, 사실 협곡이란 의미)에서 증류된 몰트위스키를 고급 ’싱글몰트 위스키(Single Malt Whisky)’로 판매하기 시작하였다.

단순 손쉽게 디자인한 새로운 삼각형 모양의 병은 글렌피딕의 상징이 되었다.

전통적인 스카치 맛을 부활시킨 이들은 위스키 본래의 모습을 되찾게 하였다.

네, 이번에 보내주신 두 장도 역시 깔끔하게 정리했습니다.

자사가 제조한 술통을 스페인에 무상으로 대여하여 향기롭고 진한 셰리주 ’올로로소(Oloroso)’를 숙성하는 데 2년 동안 사용한 후,

그 술통을 다시 들여와 위스키 숙성용으로 사용한 ’더 맥켈란(The Macallan)’이 좋은 평판을 얻고 있다.

일반적으로 ‘몰트위스키’는 버번의 빈 술통(버번은 새 술통만 사용한다)을 사용하여 숙성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유럽 대륙의 내부에 위치한 뷔엔은 겨울과 여름의 온도 차가 커서, 겨울에 양조한 맥주가 여름이 되면 미생물에 의해 변질하기 쉬웠다.

뷔엔의 맥주업자들은 이를 막기 위해 맥주 술통을 지하에 내려 겨울에 강물이나 얼음을 넣어 차게 보관했다.

이렇게 일정 기간 저온으로 숙성한 맥주를 저정한 맥주를 뜻해 ’라거 맥주(Lager Beer)’라고 부른다.

1842년이 되자, 지금까지도 라거 효모 맥주로 유명한 체코 서부의 필스너(Pilsner, 영어로 필젠) 지방에서 양조한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

원조 필스너로 손꼽히는 필스너 맥주가 등장했다.

필스너는 부드러운 향이 가득하고, 태양과 같은 밝은 노란색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맥주였다.

영국의 에일이나 갈색 맥주에 비해 훨씬 보기는 산뜻한 황금색이었나,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었다.

라거 맥주를 만드는 효모는 발효 마지막 단계에서 침전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면(下面) 발효 효모’라 하며,

발효 자체를 ‘하면 발효’라고 부른다.

그 이전이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던 ‘상면(上面) 발효’와는 구별되어야 한다.

상면 발효는 고온에서 활발히 발효가 일어나는 데 비해, 하면 발효는 저온에서 발효가 일어나며,

이 효모를 사용한 맥주를 ‘스타루트 또는 에일’이라 부른다.

에일 효모를 사용하는 맥주는 복잡하고 다양한 종류가 있다.

영국의 블론드 에일(Blond ale), 홉의 쓴맛이 강한 비터(Bitter),

독일 바이에른 지방 특산품인 헤페바이젠(Hefeweizen), 뒤셀도르프가 본 고장인 알트비어(Altbier),

쾰른에서 만들어지는 부드러운 맛의 쾰쉬(Kölsch) 등이 대표적이다.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 1822~1895)가 나선 해결에 성공한다.

파스퇴르는 발효의 메커니즘을 해명하고 동시에 저온 살균 기술을 개발하여 와인의 장기 저장을 가능하게 했다.

마침내 와인과 대량 수송, 대량 생산 시대의 여린 것과 같은 것이다.

와인의 풍미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미생물을 죽이려면 몇 도까지 와인을 데우면 될까?

그야말로 직관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여기서 오랫동안 와인을 연구해온 파스퇴르의 경험이 빛을 발하기 시작하였다.

그는 55도C로 온도를 설정하여 몇 분간 병 속의 와인을 가열하면 부패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의 판단은 훌륭하게 적중했다.

소믈리에라는 원래 생업자가 전쟁 길에 나설 때 식료품과 무기 등을 운반해준 화물업자를 의미하는 옛 언어 ’솜므리에(sommelier)’에 어원을 둔다.

이 말이 변하여 중요한 귀중품을 보관하는 금고지기를 가리키게 되었고,

마침내 와인 창고를 관리하고 보급하는 사람을 소믈리에라고 부르게 되었다.

20세기 후반 이후, 냉장고를 매개로 한 콜드 체인(Cold Chain) 기술의 보급으로 냉장 혹은 냉동된 재료가 대량으로 넘어와

대량 생산 식품이 사회적으로 확산되었다.

이른 시기 생산된 식품을 해치지 않게 마시는 환경이 마련되자, 판매업자들은 대형화와 자동화, 균일화 제도를 서둘러 성화하였다.

이는 음식 문화와 마실 술의 취향을 평준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된다.

도서정보

  • 제목: 처음읽는 술의 세계사
  • 저자: 미야자키 마사카츠
  • 출판사: 탐나는책
  • ISBN: 979119313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