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책은 역사·경제·정치·사회·윤리 다섯 축을 한 장의 사고 지도로 묶어 보여줍니다. 핵심 개념(생산수단, 공급과잉, 국가·계급, 좌/우, 의무론·공리주의 등)을 통해 복잡한 이슈를 간단한 프레임으로 해석하게 만들어주는 안내서입니다.
읽고 나면 남는 것
- 역사: 권력은 ‘생산수단’에서 나오고, 자본주의는 ‘공급과잉’으로 움직인다—전쟁과 유행까지 연결됨.
- 경제: 자본주의·공산주의·사회주의를 소유(생산수단/잉여물) 관점으로 명료하게 구분.
- 정치: 보수=시장자유, 진보=정부개입이라는 정책 축으로 뉴스와 정당을 해석.
- 미디어·사회: ‘객관적 미디어’는 환상일 수 있다—형식이 메시지를 만든다는 경계심.
- 윤리: 칸트의 정언명법(보편화 테스트)과 공리주의(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로 행동 판단의 기준을 제공.
마음에 드는 문구들
1. 역사
- 생산수단을 소요하면 생산물을 소유하게 되고, 그 생산물을 이용해서 권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재미있는 일이다. 생산수단과 생산물은 단순한 물질이다. 그런데 그런 물질이 비물질적인 사회적 관계로서의 권력 관계를 발생시킨 것이다.
- 세계의 주인공은 안타깝게도 서양인임이 분명한 것 같다. 중국이 떠오르고 있으며, 세계의 패권을 놓고 미국과 겨룰 것이라는 분위기가 동아시아를 뜨겁게 달구고 있으나, 중국의 변방에 붙어 있는 한국에서는 아직도 취업을 위해 영어를 공부하고, 할리우드 영화를 보며, 서구에서 들어온 종교인 기독교와 천주교를 믿고, TV나 잡지광고의 이상적인 모델로 서구인이 등장하는 것을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감상한다.
- 헬레니즘은 고대 그리스로마에 뿌리를 두고 있는 역사적 사조로서, 우리가 그리스로마 신화라고 하면 떠오르는 제우스나 아폴론 등의 다신의 이미지와 연관되어 있다. 반면 헤브라이즘은 이스라엘 민족과 야훼나 여호와라고 불리는 유일신인 하나님과의 계약에 대한 역사적 흐름으로서, 우리가 그리스도교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들을 말한다. 쉽게 정리하면 서구는 두가지 문화를 뿌리로 한다. 그리스 로마신화와 그리스도교.
- 공장은 새로운 생산수단인다. 그런데 앞에서 우리는 생산수단과 생산물이라는 물질적 가치가 비물질적인 사회적 관계로서의 권력을 발생시킨다는 것을 알았다. 즉 공장이라는 생산수단을 소유한 B는 권력을 갖게 된 것이다. 이렇게 생산수단을 소유한 계급을 ‘부르주아’라고 부른다. 부르주아의 뜻 자체가 생산수단을 소유한 사람들을 의미한다. 부르주아는 다른 말로 자본가계급, 시민계급, 유산계급이라고도 부른다.
- 현실에서의 신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현실 세계를 설명해주는 역할이고, 다른 하나는 사후 세계를 주관하는 역할이다.
- 결국 부르주아는 왕을 정당화하는 신을 대신해 자신들을 정당화해주는 이성을 성공적으로 세계에 입성시켰다. 같은 맥락에서 부르주아는 자신들의 정치 참여를 정다화하기 위한 이론으로 사회가 자신들의 계약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는 ‘사회계약설’을 지지했다. 이것은 신의 냄새가 남아 있는 ‘왕권신수설’을 대체하는, 신 없이 사회를 설명하는 방법이었다. 이제 정치권력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주체는 신이 아니라 인간 스스로가 된 것이다.
- 중세의 생산수단인 장원은 그대에 와서 공장과 자본이라는 생산수단으로 대체되었다. 생산수단이 변경되었으니 생산수단을 소유한 지배권력도 왕과 영주에서 부르주아로 이동했다.
- 자본주의의 특성은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상태’다. 이는 다른 말로 공급과잉, 초과공급이라고도 부른다.
- 역사에서 “만약 그런 일이 없었다면 어땠을까?”라는 가정은 별로 의미가 없다.
- 사실 오늘날의 자본주의를 유지해주는 핵심 요소는 두 가지다. 하나는 전쟁이고, 다른 하나는 유행이다. 전쟁과 유행은 자본주의라는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쌍둥이 형제라 할 수 있다.
- 우리는 탄생한 지 20 - 30년 정도밖에 안되는 짧은 경제체제, 수천 년의 인류 역사를 고려할 때 매우 독특한 경제체제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 역사를 움직이는 핵심 개념은 두 가지다. 생산수단과 공급과잉. 이 두 개념이 역사를 움직여왔다. 생산수단과 공급과잉은 공통점이 있다. 두 개념 모두 경제적 개념이라는 것이다.
2. 경제
- 정부의 개입이란 직접적으로 세금을 의미한다. 시장의 자유가 확대된다는 것은 정부의 개입이 줄어드는 것, 즉 세금이 줄어드는 것을 말한다.
시장자유 > 정부개입 = 세금감소, 복지축소
시장자유 < 정부개입 = 세금증대, 복지확대
- 공산주의는 자본주의와 어떻게 다른가? 이에 대해 답하려면 먼저 ‘부’와 ‘재산’에 대한 개념부터 정리해야 한다.
| 이념 | 생산수단 | 잉여생산물 |
|---|---|---|
| 자본주의 | O | O |
| 공산주의 | X | O |
- 자본주의는 생산수단, 잉여생산물 모두를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체제다. 공산주의는 생산수단은 개인이 소유할 수 없지만, 잉여생산물은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체제다.
- 국가라는 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머릿속에 관념으로 존재한다. 그렇게 관념으로서 존재하는 국가가 생산수단을 소유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해서 국가가 생산수단을 소유한다고 해도, 실제로 그 소유를 유지하고 분배하는 존재는 지극히 구체적인 사람이다. 즉 국유화된 생산수단을 관리하는 소수가 권력에 근접하게 되는 것이다.
공산주의와 사회의주의 구분
- 첫째, 혁명의 주체가 누구냐에 따른 구분이다. 이에의하면 사회,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고 노동자 중심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주체를 노동자 스스로로 보는 입장을 공산주의라 한다. 반면 노동자는 실제로 스스로를 극복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엘리트계급 또는 부르주아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내려놓고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해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사회주의라 한다. 이는 누가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지에 대한 입장 차이로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를 구분하는 것이다.
- 셋째, 내포의 관계로 보는 것이다. 사회주의를 국가가 주도하는 계획경제라는 넓은 개념으로 파악하고, 공산주의는 그 중에서도 특히 노당자에 의한 계획경제라는 측면에서, 공산주의가 사회주의에 포함된다는 개념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 구분 | 사회주의 | 공산주의 |
|---|---|---|
| 혁명주체 | 엘리트 | 노동자 |
| 혁명단계 | 수단 | 목표 |
| 내표개념 | 사회 | 공산 |
3. 정치
-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정치란 단순히 ‘경제체제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다.
- 하나는 시장의 자유를 주장하는 입장으로서, 우리는 이를 ‘정치적 보수’라고 부른다. 다른 하나는 정부의 개입을 주장하는 입장으로서, 우리는 이를 ‘정치적 진보’라고 부른다.
- 보수: 사회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개인의 일탈 행위라고 보는 것
- 진보: 문제의 원인을 개인이 아닌 사회에서 찾는다. 왜냐하면 사회가 이미 문제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정상적인 개인이라도 그 부조리한 상황 안에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다.
- 신자유주의는 정부의 개입을 비판하고 시장의 자유를 중시하는 체제다.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는 입장을 ‘보수’ 혹은 ‘우파’라고 한다. 보수란 안정 지향적인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신자유주의를 유지하려는 입장을 말하는 것이다.
-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입장을 ‘진보’ 혹은 ‘좌파’라고 한다. 이들은 시장의 자유를 중시하는 신자유주의의 입장을 비판하고, 정부의 개입을 추구하는 입장은 매우 다양하다. 대표적으로는 후기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있다. 사회주의, 사회민주주의도 여기에 포함되고, 아예 산업화나 국가 자체를 비판하는 환경주의자나 무정부주의자들도 신자유주의를 거부한다는 점에서 진보에 포함된다. 이와 같이 정부의 개입을 추구한다는 공통점으로 인해 진보는 전혀 다른 체제들을 동시에 지칭하게 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 후기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동시에 진보로 분류된다는 언어적 문제는 한국 근현대의 비극을 만들어냈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등의 후기 자본주의자들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주장한다는 이유만으로 공산주의자나 빨갱이로 불리기도 한 것이다.
- 정리하면, 보수는 신자유주의를 옹호하고, 시장의 자유를 추구하며, 세금을 축소함으로써 자본가, 기업이 지지하는 입장이다. 반면 진보는 후기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를 옹호하고,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추구하며, 세금을 높임으로써 복지를 향상하려는 입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보적 견해는 노동자, 농민, 서민등이 지지한다.
- 민주당은 엄밀히 말해 보수 정당의 위치에 서게 된다. 한국이 전 세계에서 신자유주의를 대표하는 국가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의 제1정당이든 제2정당이든, 어쨌거나 누가 집권을 한다 해도 한국은 여전히 자본주의 사회의 모습을 유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 새누리당이 자본가와 기업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욕할 일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진보 정당들이 서민과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비난할 필요도 없다. 욕먹고 비난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정치인이나 정당이 아니라, 어떤 정당이 자신을 대변하는지 모르고 투표를 하는 사람들이다.
- 언론과 방송: 단적으로 말해서, 객관적인 언론과 방송이 가능하다는 생각은 허상에 가깝다. 객관적인 미디어는 없다. 이 사실을 전제하고 언론과 방송을 접해야 그나마 객관적 사실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다.
- 대중은 생각보다 나약하고 무관심해서 자신의 이익과 권리가 무엇인지 스스로 판단하기 귀찮아한다. 미디어는 그 틈을 파고들어 대중이 봐야 할 곳을 친절하고 세련되게 가르쳐준다.
- 20세기에 호르크하이머를 주축으로 결성된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 이론은 대중매체의 오락적 기능이 갖는 부정적인 측면을 정확하게 지적했다. 비판이론에 따르면 미디어의 오락적 기능은 대중들에게 사회 체제의 압박을 숨기고 도피하게 기능한다. ‘커뮤니케이션의 내용’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의 형태’가 문화를 결정함을 밝혔다. 즉 미디어의 편성 전반이 비정치적이라면 미디어의 내용이 아니라 형태로 보아 그건 정치적 제스처로 의심해볼 만하다.
- 경제집단: 경제의 주체는 가계, 기업, 정부를 말한다. 우리는 앞서 자본가와 노동자의 두 계급을 구분하였는데, 이 두 주체의 대립 관계로 경제 현상을 파악해야 비로소 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의 원인을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다.
- NL: National Liberation의 약자로, 번역하면 민족해방 정도가 된다. 이들은 반미와 통일을 추구한다.
- PD: People’s Democratic의 약자로, 민중 민주 정도로 해석된다. 이들은 자본주의 반대, 노동해방을 지향한다. NL과 PD의 근본적인 뿌리는 마르크스에 가서 닿는다.
- 다만 이제는 NL이건 PD건 대학에서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대학 캠퍼스는 이들이 붙이던 사회비판적인 대자보 대신 영어회화 광고와 취업설명회 현수막으로 가득하다. 요즘 학생들은 착하고 성실해서 안쓰럽다.
- 사회에서 발생한 특정 사안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 신문을 보고 정보를 검색하는 것은 실제 그 사안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회 문제를 보수와 진보로 구분하지 못하고,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립으로 구분하지 못하고, 시장의 자유와 정부의 개입 간의 갈등으로 구분하지 못하고, 세금의 인상과 인하의 관점에서 보지 못하는 사람은 세상이 혼란스럽고 복잡하며 어렵다.
- 사민주의 체제는 시민들의 합리성에 대한 신뢰를 전제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다시 말해서, 시민들이 국가의 현재 상황을 고려해서 성장과 분배, 시장 자유와 정부 개입, 세금 축소와 복지 확대 중 개인과 사회에 이익이 되는 가치를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전제된다. 부러운 사회다.
- 우리는 체제가 선악의 문제인 것처럼 교육받아왔다. 자본주의는 선이고 공산주의는 악이라고 말이다.
- 사민주의 체제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는 선택과 조율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4. 사회
- 다만 이렇게 미디어에 자신의 판단을 양도하는 사람은 경제적으로는 조금 여유로워지고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성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세계 밖의 진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할 것이고, 인생의 깊이를 얻지 못할 것이며, 사람들과의 지적 대화 속에서 빛날 수는 없을 것이다.
5. 윤리
- 현재의 행위를 할 때, 과거부터 주어져 있는 의무를 고려해서 행동한다면 의무론자가 되는 것이고, 미래에 발생할 결과를 고려해서 행동한다면 목적론자가 되는 것이다.
- 칸트의 정언명법: 칸트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그가 뭘 했는지 안는 사람은 많지 않다.
- 절대적 도덕 법칙이 무너져가는 상황 속에서 칸트가 제시한 것은 ‘정언명법’이다. 누구나 반드시 따라야 하는 도독 법칙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방법으로서, 칸트가 제안한 법칙이다. 실제 내용을 그대로 옯기면 다음과 같다. “네 의지의 준칙이 언제나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로 타당할 수 있도록 행위하라.”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를 이말을 쉽게 바꿔보면 “네가 개인적으로 하려는 일이 동시에 모든 사람이 해도 괜찮은 일진지 생각하고 행동하라” 정도가 되겠다.
- 내가 하려는 특정해위X를 사회 구성원 모두가 동시에 한다고 가정해보는 것이다. 만약 그래도 사회가 붕괴하지 않는다면, 그 행위X는 도덕적 행위가 되는 것이다.
- 공리주의의 모토는 너무도 유명한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으로, 이 말은 공리주의의 핵심 논점을 명쾌하게 보여준다.
도서정보
- 제목: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1, 2
- 저자: 채사장
- 출판사: 웨일북
- ISBN: 9791190313254, 9791190313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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