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고수의 생각법》은 ‘국수(國手)’라는 칭호를 유일하게 가진 전설적인 바둑 기사, 조훈현이 자신의 승부와 인생에서 얻은 깊은 통찰을 담은 책입니다. 조훈현은 세계 최다승,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한 최고의 승부사로, 한국 바둑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은 인물입니다.

이 책은 바둑이라는 승부의 세계에서 얻은 문제 해결력, 창의적 사고, 근성, 그리고 겸손과 자기반성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조훈현은 문제는 반드시 해결된다는 믿음, 남과 다르게 생각하는 창의성, 그리고 실패와 패배를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는 태도를 강조합니다. 또한, 실력뿐 아니라 인성, 겸손, 복기(자기반성)의 중요성, 그리고 고독 속에서 자신을 단련하는 자세 등, 인생과 일, 관계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고수의 생각법을 전합니다.

《고수의 생각법》은 단순한 바둑 이야기를 넘어, 치열한 경쟁과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울림과 실질적인 조언을 주는 책입니다. 문제 앞에서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성장하고자 하는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마음에 드는 문구들

  • 모든 프로기사들은 늘 구사일생의 삶을 살아가는 문제 해결의 고수들이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어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다는 자세로 세상을 바라본다. … 때로는 스스로 풀지 못하는 것도 있었지만, 꼭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반드시 그 문제를 풀고야 만다. 그러니 세상사를 바둑판이라고 생각한다면 풀지 못할 문제는 없다. 문제는 반드시 해결된다. 해결될 때까지 붙들고 늘어지는 근성만 있으면 된다. 그 근성이란 바로 생각이다.
  • 최상이 아니라면 최선을 위해 노력하고, 그것도 아니라면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한다. 혹은 양보와 타협을 하거나 깨끗이 포기하고 다른 목표로 옮겨가는 것 역시 일종의 해결책이다.
  • 문제는 문제가 아니다. 해결하려고 하는 의지, 생각하는 힘이 부족한 것이 문제다. 바둑에서 “어쩔수 없었다"라는 변병은 통하지 않는다. 실수도 기회도 모두 내가 만든다. 그만큼 승리는 짜릿하고 패배는 아프다. 하지만 그만큼 더 성장한다.
  • 하지만 일단 기본기가 다져지면, 그때부터는 다시 망아지가 되어야 한다. 바둑은 틀 안에 갇히면 끝장이다. 생각과 생각으로 싸움을 벌이는데 상대가 예측할 수 있는 빤한 수만 놓는다면 어떻게 이길 수 있겠는가. 막강한 힘을 가지려면 무엇보다도 다르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 변화와 혁명은 바로 이런식으로 이루어진다. 생각을 하고, 문제의식을 가지고, 싸울 힘을 기른후, 마침내 도전하여 이기는 것이다. 그 출발은 언제나 남과 다르게 생각할 줄 아는 창의적 사고에서 시작된다.
  • 바둑 기사에게 자신만의 ‘류’는 일종의 자아이다. 바둑을 어떤 식으로 놓는다는 것은 세상을 어떤 식으로 살아가겠다는 나만의 선언이다. 그래서 거장들의 바둑 대결은 이러한 세계관과 가치관의 충돌처럼 다가온다.
  • 틀에 박힌 교육은 틀에 박힌 사고, 그리고 틀에 박힌 자아를 만든다. 생각이 한정되면 자아도 한정될 수 밖에 없다.
  • 그런 의미에서 나는 창의성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와 끈질긴 탐구심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 비인부전 부재승덕이라는 말이 있다. 인격에 문제 있는 자에게 높은 벼슬이나 비장의 기술을 전수하지 말며, 재주나 지식이 덕을 앞서게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정상의 무게를 견뎌낼 만한 인성이 없으면 잠깐 올라섰다가도 곧 떨어지게 된다.
  • “이류는 서러워. 쿤켄 (조훈현), 네가 이 길을 가기로 했다면 일류가 되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인생이 너무 불쌍해.”
  • 가장 가난한 부모는 돈이 없는 부모가 아니라 물려줄 정신세계가 없는 부모다.
  • 내가 버텼던 이유는 이겨야 한다는 욕심 때문이 아니라 아직 이길 기회가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다.
  • 우리는 짜장면을 걸고 수많은 판을 싸웠다. 바둑을 두고 보니 서봉수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는 타고난 싸움꾼이었다. 아무런 틀도 형식도 없이 이기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게릴라 같은 바둑을 구사하고 있었다. 뭐 이런 바둑이 있나. 이런 바둑으로 조남철 선생을 이겼단 말인가?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신선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형식에 얽매인 바둑만 하다가 흙탕물에서 뒤엉켜 싸워보니 짜릿했다. 마치 권투 글러브를 벗어던지고 이종격투기를 하는 것 같았다.
  • 서봉수가 이런 저돌적인 바둑을 하게 된 것은 그의 배경과 관련이 깊다. 그는 나처럼 일찍부터 사범의 지도 아래 정식으로 바둑을 배운 사람이 아니다. 열다섯에 부친의 어깨너머로 바둑을 배운후 동네 기원에서 내기바둑을 두면서 철저히 독학으로 올라온 자였다. 정석 교본이나 명국전 기보도 없이 오직 월간 바둑만 죽어라 읽은 사람이 열일곱에 입단을 하고 열아홉에 명인이 되었다. 천재에 지독한 투지까지 타고난 사람이었다.
  • 패배의 아픔에 절대로 무뎌지지 않는 투쟁정신. 어떻게 보면 이것이 계속 이기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나는 훗날 정상에서 내려와서야 알게 되었다.
  • 일본 바둑은 도와 예를 중요시 여기고, 한국 바둑은 그저 싸움판인 것이 사실이지만, 어느 쪽도 잘못된 것은 없어.
  • 사람들은 현실에 불만을 갖고 어딘가 다른 곳으로 가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한다.
  • ‘반외팔목’이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자면, 바둑판 밖에서 보면 8집이 더 유리하다는 뜻이다. 이것은 불안, 초조, 욕심등으로 인해 눈앞에 있는 자신의 이익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걸 비유하는 말이다.
  •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도 다 그렇게 생계를 위해 초라하고 치사하게 살면서 우리를 키워내셨다.
  •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시대, 우리는 그럴수록 진지하고 신중한 사고를 훈련해야 한다. 사실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모든 문제들은 조금만 더 생각하고 행동했다면 벌어지지 않을 수도 있었던 일들이다.
  • 고수라면 좋은 수가 보이는 순간조차도 흥분해서는 안 된다. 그게 내 눈에 보였다면 상대의 눈에도 보였을 것이고, 그 역시 그에 대해 준비를 할 것이 분명하다.
  • 바둑은 결정을 못하고 초읽기 시간을 넘기는 것보다는 차선의 수라도 놓는 것이 낫다고 가르친다.
  • 최고의 성과를 내지는 못하더라도 데드라인 안에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물을 늘 내놓는 것 역시 확실한 능력이다.
  • 바둑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복기 (바둑을 다시 두면서 서로 리뷰하는 것) 는 낯설고 다소 낭만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승자와 패자가 머리를 마주하고 대국 내용을 되짚어 본다니, 멋지지 않은가. 하지만 멋질 것도 없다. 우리가 복기를 하는 이유는 예의이기도 하지만, 그 편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패자는 어떻게든 자기가 패한 원인을 알아내야 한다.
  • 패배에 흔들리는 못난 모습은 가장 가까운 사람인 아내에게도 보여주기 싫었다.
  • 복기의 의미는 성철과 자기반성이다. 이것은 깊이 있는 생각을 바탕으로 하며 겸손과 인내를 요구한다.
  • 나는 수많은 바둑 고수들을 만나봤지만 그들 중 교만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어린 시절부터 천재라는 소리를 수도 없이 듣고 자랐을 텐데도 오히려 더 겸손하다. 그 이유는 정상에 올라서기까지 수많은 천재들에게 짓밟혀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 실수는 우연이 아니다. 실수를 한다는 건 내 안에 그런 어설픔과 미숙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 다른 사람의 사고 체계를 받아들이면 이처럼 머릿속에 혁명이 일어난다.
  • 나는 바둑이 계속 발전할 수 있는 이유가 다른 분야와 달리 지식의 집단적 공유와 공개적 토론의 문화가 활발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복기는 극복하고 흘려보내는 의식이다. 오늘 바둑을 망치긴 했지만 뭐 어쩌겠는가. 이미 둔 돌은 무를 수가 없다.
  • 조남철 선생은 김인 9단에게 모든 왕위를 물려주어야 했다. 면도날 기사인 사카다 에이오 9단은 후배 린하이펑에게 명인과 본인방 타이틀을 빼앗겼다. 그날 밤 사카다는 술잔을 기울이며 이렇게 탄식했다고 한다. “나이 마흔에 바둑을 좀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순간이 끝이었다. 바둑은 슬픈 드라마이다.”
  • 승부의 세계에서 나이와 체력은 핑계가 될 수 없다. 나이 때문에 체력 때문에 질 수 밖에 없다고 인정해버리는 순간 승부사로서의 인생은 끝난다.
  • 실력 다음은 체력이고 체력 다음은 정신력인데, 정신력조차도 결국은 체력에서 나온다.
  • 더 큰 문제는 이처럼 얼마든지 나중에 해도 되는 일들에 몰두하느라 진짜 중요한 일을 해야 할 시간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업무에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 혼자소 조용히 보내는 사색의 시간이 사라진다. 꼭 스마트폰의 얘기가 아니다. 아무 생각 없이 켜놓은 TV,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 쓸데없는 잡담, 쏟아지는 광고, 연예인에 대한 의미 없는 루머 등 우리의 주변은 집중과 사색을 방해하는 것들로 빼곡하게 채워진다. 그 결과 우리는 점점 생각할 시간을 잃어버린다. 심지어 침묵의 시간이 주어지는 것조차 어색해한다.
  • 어느 철학자는 “강자란 보다 훌륭하게 고독을 견디어 낸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고독할수록 자유롭고 고독할수록 강하다"라고 말한 사람도 있다.
  • 누군가가 그랬다. 고독은 스스로 혼자이고자 선택하는 것이라고. 고독도 고립도 혼자 있는 상태인 것은 똑같지만, 고독은 고립과 달리 내면의 자아와 대화를 나누는 상태이기 때문에 결코 고통스럽고 무의미한 시간만은 아니라고.

도서정보

  • 제목: 고수의 생각법
  • 저자: 조훈현
  • 출판사: 인플루엔셜
  • ISBN: 9791186560037